뉴스 > 기타종합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요즘 세상에 ‘이런 아파트 또 없습니다’
금송힐스빌, 투병 경비원 위해 십시일반 모금 동참
 
서부신문 기사입력  2020/09/29 [17:23]
▲  서대문구 홍은2동 백련산 자락에 위치한 금송힐스빌 입구 전경.    © 서부신문

 

일부 몰지각한 아파트 입주민들의 경비원에 대한 폭행과 갑질이 사회문제화 되는 삭막하고 각박한 세태 속에서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투병 중인 경비원을 위해 입주민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전달하는 훈훈한 미담이 화제다.
해당 아파트는 서대문구 홍은2동에 소재한 금송힐스빌이다. 이곳에서 십년 넘게 경비 업무를 보던 한 모씨(74)가 최근 췌장암 진단을 받고 병원 치료를 받게 되자 아파트 주민 몇 명이 도와주자고 시작한 것이 아파트 전체에 퍼지면서 전체 88가구 중 50가구가 넘게 모금활동에 동참해 십시일반으로 수백만원의 성금을 모아 한씨 가족에게 전달한 것이다.
입주민들은 몇만원에서 수십만원씩 정성껏 온정을 나누었으며 특히 이곳 아파트 입주민인 유명 극작가 노희경 작가가 거금을 쾌척해 주기도 했고, 아파트 단체 카톡방을 보고 이사 간 주민들도 동참했다고 한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주변에서는 “요즘같은 세상에 이런 아파트는 처음 본다”는 반응이고, 금송힐스빌에서도 “당장 경비 인력이 필요하지만 한씨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아파트 주민들이 교대로 경비 일을 보면서 새롭게 경비원을 채용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금송힐스빌의 김개환 입주자 대표는 “우리 아파트 경비 일을 하시는 분인데 당연히 우리가 도와야죠. 경비원에 대한 호칭도 저희는 ‘○선생님’,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있다”면서 “모금에 동참해주신 입주민 여러분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이런 모습을 보니까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한 선생님께서도 빨리 쾌유해 돌아오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송힐스빌 아파트 정문 입구 무인택배함 옆에는 미니냉장고가 비치되어 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아파트에서 여름철에 고생하는 택배 종사자나 우체국 집배원들에게 시원한 음료수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란다. 입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백련산 자락의 명당자리에 위치해 대통령을 배출한 아파트로도 유명한 금송힐스빌은 이제 타인을 배려하고 이타주의를 실천하며 따뜻한 공동체를 구현해 가는 이상적인 아파트로도 입소문을 탈 듯 하다.
<이용익 기자>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공감
기사입력: 2020/09/29 [17:23]  최종편집: ⓒ seobunews.co.kr